
동굴생성물의 238U-234U-230Th 연대측정에 관한 국내외 연구현황
초록
우라늄계열(238U-234U-230Th) 연대측정은 매우 정밀하고 신뢰성 높은 제4기 연대측정 기법 중 하나이다. 특히 동굴생성물은 해당 기법을 적용하기에 최적화된 제4기 고기후 기록물로서, 고정밀 연대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 및 유도결합플라즈마질량분석기(ICP-MS)의 도입을 기점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이에 따라 동굴생성물은 고환경 복원, 해수면 변화, 연대 보정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활용 사례가 다소 부족하고, 분석 인프라가 부족하여 관련 연구가 제한적으로만 수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평에서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이론적 배경, 동굴생성물 연대의 다양한 활용성 및 국내외 주요 연구 사례를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향후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필요한 체계적인 분석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국내 동굴생성물을 활용한 제4기 고환경 연구는 물론, 고지진, 지형 진화, 지질유산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의 폭넓은 적용이 기대된다.
Abstract
Uranium-series (238U-234U-230Th) dating is one of the most precise and reliable dating methods for Quaternary research. Speleothems, in particular, represent an ideal paleoclimatic archive for this method, providing high-precision ages that serve as a key tool for reconstructing paleoenvironmental records. Since the late 1980s, the development of thermal ionization mass spectrometry (TIMS) and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 (ICP-MS) has driven remarkable progress in U-series dating, leading to the widespread application of speleothems to paleoclimate reconstruction, sea-level change, and age calibration. In Korea, however, the application of U-series dating to speleothems remains limited, and research has been constrained by the absence of analytical infrastructure. In this review, we provide a comprehensive overview of the theoretical background of U-series dating methods, the suitability of speleothems as dating materials, and major case studies. We also discuss the potential for future applications of this dating method in Korea. The establishment of a dedicated analytical infrastructure for U-series dating would not only advance Quaternary paleoenvironmental reconstruction, but also expand its applications to paleoseismology, landscape evolution, and geoheritage studies in Korea.
Keywords:
Uranium-series dating, speleothem, quaternary geology, paleoclimate, radioactive isotope키워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동굴생성물, 제4기 지질학, 고환경, 방사성 동위원소1. 서 론
제4기(Quaternary) 고환경 역사를 복원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지구환경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제4기는 현재를 포함하는 기(period) 단위의 지질 시대로, 해양 및 대기 순환을 포함한 지구 시스템의 내재적 변동성(internal variability)과 궤도 변화 그리고 태양활동 등의 외부 강제력(external forcing)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빙하기-간빙기 순환 및 급격한 기후변화를 반복해 온 시기이다(Berger, 1978; Imbrie and Imbrie, 1980; Shackleton, 2000).
제4기 연대측정 자료는 이러한 고환경 역사를 복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자료이다. 대표적인 제4기 연대측정 기법으로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238U-234U-230Th dating), 방사성탄소 연대측정(radiocarbon dating), 아르곤 동위원소 연대측정(argon-isotope dating), 광여기 루미네선스 연대측정(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OSL) 등이 있다. 이 중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은 나무, 식물 잔해, 이탄 등 생물 기원 탄소가 포함된 지구물질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며, 연대측정의 상한은 약 55,000년 전까지로 알려져 있다. 해당 기법은 수천 년 이내의 시료에 대하여 높은 정밀도를 보이는 반면, 제4기 전체 기간 중 극히 일부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4기 연구에 대한 근본적 한계가 있다(Libby, 1955). 아르곤 동위원소(40K-39Ar 또는 40Ar-39Ar) 연대측정은 지구의 형성 초기에 가까운 시기까지도 연대측정이 가능하지만, 주로 화산암류 시료에 국한되어 적용된다는 점에서 제4기 고기후 기록물(paleoclimatic archive)에 대한 적용 측면에서의 한계가 존재한다(McDougall and Harrison, 1999; Walker, 2005; Aitken, 2014). 광여기 루미네선스 연대측정은 쇄설성 퇴적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블리칭 조건을 만족하는 시료에 한해 유효한 연대를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약 5-15%의 오차를 보여 방사성탄소 및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비해 다소 큰 불확실성이 내재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Wintle and Murray, 2006; Bailey, 2020). 이와 같이 제4기 연대측정 기법은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대상 물질과 연구목적에 따라 전략적인 사용이 요구된다.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일반적으로 약 1-3% 오차범위를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최대 약 600-700 ka까지, 즉 중기 플라이스토세(Middle Pleistocene)까지를 조사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이 연대측정 기법은 적용 대상이 주로 탄산염 퇴적물로 국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산호(coral), 동굴생성물(speleothem), 튜파(tufa) 등 유력한 고기후 기록물들에 널리 적용되어 왔다(Edwards et al., 1987; Henderson and Slowey, 2000; Garnett et al., 2004). 특히, 산호 및 동굴생성물은 이 연대측정 기법이 적용되면서 최고 수준의 시간 해상도를 보이는 급격한 지구환경변화 역사를 규명하는데 활용되었고,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제4기 고기후 연구분야에서 핵심적인 기법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Bard et al., 1990; Wang et al., 2005; Cheng et al., 2016).
동굴생성물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원리에 가장 적합한 지구물질 중 하나로, 폭넓게 적용할 경우 고해상도 고기후 역사는 물론, 해수면 변동, 화산활동 및 고지진 발생 시점, 지표지형 진화 등 중요한 자료를 획득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동굴생성물은 위도 및 기후대를 따라 국한되는 산호, 빙하, 나무 나이테 등의 기록물과는 달리 양 반구의 극한지로부터 적도 지역까지 매우 넓은 분포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e.g., Henderson, 2006).
현재 국내에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기반으로 진행된 동굴생성물 연구는 주로 미국 University of Minnesota의 Isotope Geochemistry Laboratory와의 공동 연구로서, 제4기 고기후 복원 목적의 연구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Jo et al., 2014). 당시 산출된 연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연대는 674±11 yr BP(석순 By1, 평창 백룡동굴)과 10,713±89 yr BP(석순 Jm2, 단양 중말수직굴) 등이 있으며, 그보다 더욱 오래된 연대인 122,001±650 yr BP(석순 Sgs1, 영월 삼각산수직굴) 그리고 312,551±4,964 yr BP(석순 Yy1, 태백 용연동굴) 등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산출된 연대 대비 0.58-1.63%의 오차범위를 보이는 결과이다. 최근에는 약 0-300 ka 기간 내에서 0.18-1.06% 수준의 더욱 정밀한 자료를 산출하였으며(unpublished data), 이는 Wendt et al. (2021)이 제시한 현 시점에서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이상적 오차범위의 한계치인 0.1-1.0%에 도달한 결과이다.
본 논평에서는 동굴생성물에 한정하여, 238U-234U-230Th 연대측정 기법의 적용과 이에 대한 주요 연구 사례들을 국내에 소개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다른 다양한 지질시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그리고 우라늄계열 내의 기타 방사성 동위원소 기법에 관한 내용은 생략하였다. 이 논평의 이론적 배경과 방법론에서는 우라늄계열의 장기 평형에 대한 개념 및 카르스트 환경에서의 우라늄과 토륨 동위원소의 운송 체계를 설명하였고, 이후 동굴생성물 및 연대측정 시료 선별에 대한 고려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 자료가 제4기 고기후학 및 이외의 연구 분야에 활용된 주요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고, 국내 활용 및 도입의 필요성 그리고 향후의 발전 방향을 제안하였다.
2.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이론적 배경
2.1. 우라늄계열 장기 평형과 연대측정의 기본 원리
자연계에서의 우라늄은 238U, 235U, 234U의 세 가지 동위 원소로 존재하며, 이들은 알파 붕괴(α-decay)를 통하여 딸핵종을 형성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이 중 238U과 234U은 동일한 방사성 붕괴 사슬에 속해 있는 반면, 235U은 별도의 붕괴 사슬을 따라 독립적으로 붕괴한다. 238U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여러 중간 핵종을 거쳐 최종 안정동위원소인 206Pb에 이르는 일련의 방사성 붕괴 사슬을 가진다(그림 1). 본 논평에서 다루고자 하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또는 238U-234U-230Th disequilibrium, 230Th/234U, 230Th, U-Th 연대측정) 기법은 238U의 붕괴사슬 중 전반부에 해당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들만 제한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Schematic diagram of the 238U decay chain. The t1/2 denotes the half-life of each radioactive nuclide, and gray-colored nuclides have relatively short half-lives (from Robert et al., 1969; Jaffey et al., 1971; Holden, 1990; Lide, 1998; Cheng et al., 2013).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은 기본적으로 방사성 붕괴하는 모핵종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딸핵종의 활동도 비(activity ratio)를 분석함으로써 연대를 산출하는 기법이다. 활동도(activity)는 A = dN/dt로 정의되며, 이는 단위 시간(t)당 방사성 붕괴를 하는 원자의 수(N)를 의미한다. 모든 방사성 핵종들은 고유한 반감기를 가지며, 단위 시간당 붕괴하여 감소하는 원자의 비율을 붕괴 상수 λ로 표현할 수 있다(식 1).
| (1) |
238U의 반감기는 44.683±0.048억 년으로, 동일한 붕괴 사슬 내의 중간 핵종들의 반감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다(Jaffey et al., 1971). 234U과 230Th의 반감기는 각각 245,620±260년, 75,584±110년으로 정밀하게 재측정되었으며(Cheng et al., 2013),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핵종인 234Pa(24.1일)과 234Pa(6.69시간)의 반감기는 무시할 정도로 짧아 분석 시 고려하지 않는다. 이외의 하위 핵종들은 반감기가 아무리 길어도 226Ra의 반감기인 약 1,600년에 불과하며, 가장 짧은 경우 역시 214Po와 같이 1.637×10-4 초에 지나지 않는다. 붕괴 사슬 최상단의 238U과 하위 핵종들 간의 반감기 차이가 극단적으로 크기 때문에, 닫힌계 내에서 충분한 시간이 경과한다면 초기 조건과 무관하게 모핵종과 딸핵종들의 활동도가 동일해지는 장기 평형(secular equilibrium) 상태에 이르게 된다(그림 2). 화학적 분별에 의하여 초기 시스템의 딸핵종이 모핵종에 비하여 과잉되거나(excess of daughter nuclides), 반대로 결핍된 상태(deficit of daughter nuclides)를 이루면, 이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방사성 붕괴 과정을 거쳐 점차 장기 평형 상태로 수렴한다.
Conceptual diagram illustrating the process of fractionation between daughter and parent nuclides approaching secular equilibrium (modified from Dorale et al., 2004).
이는 수학적으로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다. 아래 식 2부터 8에서 N1, N2는 각각 방사성 붕괴를 하는 모핵종과 딸핵종의 원자 수이며, N0은 초기의 원자 수를 의미한다. λ1, λ2는 그들의 붕괴 상수이다. 시간 t에 대하여 방사성 핵종의 원자 수가 붕괴 상수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하며(식 2), 특정 중간 핵종의 활동도는 모핵종으로부터의 공급과 해당 핵종의 붕괴를 반영하여 결정된다(식 3).
| (2) |
| (3) |
해당 식을 이용하여, 모핵종의 반감기가 딸핵종에 비해 매우 길고(λ1 ≪ λ2) 닫힌계에서 시간 t가 무한히 증가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모핵종과 딸핵종간의 활동도 관계를 아래 식 4에서 8과 같이 유도할 수 있다(Bateman, 1910; Bourdon et al., 2003).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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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 (8) |
위 식들과 같이 모핵종의 반감기가 매우 크고 시간이 충분히 경과하였을 때 모핵종과 딸핵종의 활동도는 동일해진다(식 7, 8).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면 실제로는 모핵종과 딸핵종의 붕괴가 지속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활동도 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기 평형 상태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장기 평형 개념과 방사성 동위원소들끼리의 관계를 바탕으로, Kaufman and Broecker (1965)는 시간에 따른 238U/234U과 230Th/234U의 활동도 비를 식 (9) (대괄호 ([])는 활동도를 의미)와 같은 관계식으로 제시하여 호수 기원의 탄산염 퇴적물에 대한 우라늄계열 연대를 산출한 바 있다.
| (9) |
이후, Edwards et al. (1987)은 알파분광분석법(alpha spectrometry)의 분석학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질량분석기(mass spectrometry)를 이용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수행하여 해당 기법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들은 산호를 연구대상으로 하여 우라늄과 토륨을 효율적으로 분리해내었고, 산출한 우라늄계열 연대를 14C 연대 그리고 산호의 성장선 누적집계법에 의한 연대와 비교분석하여 신뢰성을 증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기존의 방정식이 초기 시스템 내에 238U의 존재만을 가정하였으므로, 초기 234U의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식하였다. 따라서 이를 보완한 식 (10)과 (11)을 도출하게 되었다.
| (10) |
| (11) |
따라서 위 식에 의해 230Th/238U 활동도 비([230Th/238U])와 δ234U(= ([234U/238U] - 1) × 1,000)을 측정하면, 시간 t를 도출해낼 수 있다. 이때, 측정된 δ234U 값은 물질 형성 당시에 포함되어 있던 초기 δ234U로부터 붕괴하여 현재 측정값에 도달했음을 전제로 한다(식 10). 이러한 관계를 그림 3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동굴생성물로부터 획득한 분석 값(표 1)을 함께 도시할 수 있다. 각각 식 (10), (11)에 부합하는 δ234Umeasured와 230Th/238U 활동도 비에 대한 등시선(isochron)을 이용하였다.
Isochron diagram of δ234Umeasured versus 230Th/238U activity ratios. (a) Plot of analytical results for sub-samples of the speleothems from Korea (Table 1). Enlarged views of the results from (b) the Holocene stalagmite By1, and (c) the Late Pleistocene stalagmite Jm3 are shown.

238U-234U-230Th dating results for speleothems from Baengnyong Cave and Joongmal Cave, Korea (data from Jo et al., 2014). Errors are quoted at the 2σ level.
이처럼 방사성 붕괴 현상 그 자체는 온도, 압력과 같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시간에 의존하여 조절되는 비가역적 반응이기 때문에,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은 신뢰성 높은 절대 연대를 제공한다. 따라서 초기 시스템 형성 후 속성작용 등 변질의 영향 없이 닫힌계가 유지된다면,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은 그 기본 원리와 전제가 비교적 확고하고, 외부 보정 요소에 의한 불확실성이 적다는 장점을 지닌다.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실험 절차와 분석 과정에 대해서는 Edwards et al. (1987), Richards and Dorale (2003), Cheng et al. (2013)과 Spötl and Boch (2019) 등 기존 선행연구 및 논평을 참고할 수 있다.
2.2. 카르스트 환경에서의 우라늄 및 토륨의 지구화학적 분별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대상이 되는 물질이 형성될 당시 모핵종-딸핵종 간의 비평형(disequilibrium) 상태가 성립된다면, 그로부터 얼마나 장기 평형 상태에 근접하였는지를 토대로 연대를 산출할 수 있다. 자연계의 우라늄은 특정 산화 상태에서 높은 용해도를 보이지만, 토륨은 불용성이기 때문에, 두 방사성 동위원소는 자연수에서의 용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석회암동굴에 침전되는 탄산염 동굴생성물들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적용에 필요한 주요 전제 조건들을 충족하는 대표적인 자연 물질 중 하나로써, 우라늄과 토륨 간의 분별이 매우 효과적으로 발생하는 지구물질이다.
우라늄은 산화-환원 조건에 따라 주로 4가(U4+) 또는 6가(U6+) 산화 상태를 띤다. 환원 환경에서는 4가 우라늄이 U(OH)4 등의 수산화물 형태로 안정하게 존재하며, 이는 우라나이트(UO2)로 쉽게 침전되어 매우 용해도가 낮다. 반면, 산화 환경에서는 6가 우라늄이 안정적이다. 6가 우라늄은 높은 용해도를 보이는 자유 우라닐(UO22+) 이온 또는 UO2OH+, UO2(CO3)34-, UO2HPO4, UO2SO4 등 우라닐을 포함하는 착물 형태를 선호한다. 이들 우라닐 착물은 pH에 따라 수용액 내에서 안정한 화학종이 달라진다.
온대지역의 카르스트 환경에 존재하는 토양수는 식물 뿌리 호흡 및 미생물 활동으로 형성되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대개 pH 5 이하의 산성 조건을 보인다(Frisia and Borsato, 2010). 이후 상부 토양을 통과하여 동굴 내부로 공급되는 카르스트 침출수(seepage water)는 기반암인 석회암과의 용해 반응으로 수소 이온을 소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pH는 7-8 범위까지 상승된다(Sasowsky and Dalton, 2005). 따라서 pH 5 이하의 토양수에서는 자유 우라닐 이온이 가장 우세한 화학종으로써 지하로 운반되며, 무기 용존 탄소가 풍부한 pH 6 이상의 일반적인 지하수 조건에 도달하면 우라닐 탄산염 착물(uranyl carbonate complexes)이 지배적인 화학종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탄산염 착물은 수용액 내에서 매우 높은 이동성을 보인다(Langmuir and Herman, 1980; Langmuir, 1997). pH가 7-8 범위에 해당하고 칼슘이 풍부한 수계에서는, Ca2UO2(CO3)30 등과 같은 칼슘-우라닐-탄산염 착물 형태가 전체 우라늄의 최대 약 80%를 차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칼슘-우라닐-탄산염 착물은, 동굴생성물을 이루는 탄산염 광물이 침전될 때 그들의 격자 사이에 포함되어 함께 침전되는 형태로 함유될 수 있다(Bernhard et al., 2001; Dong and Brooks, 2006; Fox et al., 2006). 일반적으로. 방해석으로 구성된 동굴생성물은 1 g당 약 ~0.1-1 μg의 우라늄을 함유하며, 결정화 과정에서는 토륨을 거의 포함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Wagner, 1998). 우라늄의 함량은 개별 동굴생성물 시료 및 그들의 형성 시기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방해석으로 이루어진 국내 동굴생성물 시료에서는 약 0.025-1.1 μg/g 범위 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unpublished data). 이는 평균적으로는 0.032 μg/g 수준에 불과하지만, 현재의 장비 성능 하에서 충분히 정밀한 연대 측정이 가능한 범위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우라늄의 속성과는 달리, 자연계에서의 토륨은 거의 전적으로 4가(Th4+) 산화 상태로 존재한다. 그들은 존재하는 형태에 따라 입자, 콜로이드 그리고 기반암 표면에 강하게 흡착하거나 토리아나이트(ThO2) 광물로 쉽게 침전된다. 일반적인 지하수 조건에서는 Th(OH)40, Th(SO4)20, Th(HPO4)32-, ThF3+ 등의 다양한 착물 형태로 존재하며, 이들 역시 pH에 따라 화학종을 달리 한다. pH 7 이상의 중성 내지 알칼리 조건에서는 수산화물인 Th(OH)40가 용존 토륨의 약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배적이다. 수산기는 구조적으로 극성을 띠기 때문에, 수산기의 존재는 표면 착물을 형성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산화광물 및 점토광물 표면에 강하게 흡착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이러한 Th(OH)40이 충분히 포화되었을 때 토리아나이트로의 침전이 진행된다. 이들은 pH 5 이상의 조건에서 거의 용해되지 않는 불용성 광물으로, 카르스트 침출수 내의 용존 토륨은 일반적으로 매우 낮게 나타난다(Langmuir and Herman, 1980; Gascoyne, 1982; Langmuir, 1997). 실제로 해외 여러 지역의 지하수에 존재하는 핵종의 농도를 취합한 결과, 평균적으로 우라늄이 토륨보다 약 1,000배 높은 값을 보였다(Porcelli and Swarzenski, 2003). 따라서, 토륨은 자연수 내에서의 낮은 용해도와 강한 흡착 특성으로 인해, 카르스트 지하수로부터 용존 형태로 동굴 내부에 유입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극히 드물다.
3. 동굴생성물을 위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적용
3.1. 발달 과정
1950년대 중반, 초기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연구들은 실제 핵종들의 붕괴를 측정하여 집계하는 알파분광법(α-spectrometry)을 활용하였다. 해당 기법은 알파입자 붕괴로 에너지를 받는 비율에 따라 생성되는 전기 신호의 진폭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정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0번의 붕괴 이벤트를 관측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경우에 따라 수일에서 최대 일주일까지의 분석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였으며, 분석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높은 우라늄 함량과 5 g 내외에 달하는 많은 양의 시료를 요구했다. 이 방법을 통해 해상 가능한 연대측정 상한은 약 350 ka에 해당하였다.
1980년대 후반에는 열이온화질량분석기(thermo-ionization mass spectrometry, TIMS)를 통한 질량분석 기술이 개발되면서,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에 있어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과거 해수면의 상승-하강 주기와 북반구의 일사량 변화 주기가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당시 제4기 고기후 연구 분야 및 산호 연대측정 연구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었으나, 알파분광법을 이용하여 산출한 기존 연대자료는 70-150 ka의 기간에 대해 약 10 ka의 연대 오차를 보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그 직후,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연대측정 기법을 적용하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게 된다(Chen et al., 1986; Edwards et al., 1987). TIMS를 이용한 질량분석 기술은 붕괴 이벤트를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료로부터 이온화된 원자들의 질량과 각 핵종의 함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법이다. 해당 기술의 도입으로, 필요한 시료 요구량이 10배 이상 감소하였으며, 약 2시간 정도의 분석 시간만으로 높은 분석학적 정밀도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졌으나(Cheng et al., 2000), 여전히 시료 전처리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는 점과 필라멘트로부터 232Th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 일부 문제점이 존재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선으로 보다 고감도의 분석이 가능한 유도결합플라즈마질량분석기(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 ICP-MS)가 도입됨에 따라 연대측정 기술은 거듭 발전하였다. 이온화를 위하여 플라즈마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TIMS의 한계점 중 하나였던 필라멘트 오염을 해결하였고, 232Th 함량이 적은 시료에 대해 ICP-MS가 이점을 가지게 되었다. 더불어, 분석 시간이 약 1시간 내외로 단축되고, 요구되는 시료 양이 감소되었음에도 정밀한 연대측정을 가능하게 하였다(Shen et al., 2002; Dorale et al., 2004).
Shen et al. (2002)는 TIMS와 ICP-MS의 직접적인 비교를 위하여 3개의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동일 시료에 대해 측정한 각각의 연대 값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두 방법으로 산출한 연대는 오차범위 내에서 일치하였다. 비교적 정밀한 연대 오차를 산출한 것은 TIMS를 이용한 측정이었으나, ICP-MS는 상대적으로 이온화 및 전달 효율이 높아 핵종 측정치 대비 3‰의 정밀도를 기준으로 TIMS의 1/4 수준의 시료량만을 소모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이온화 과정에서의 플라즈마의 변동성과 네블라이저(nebulizer)를 통한 시료 분사 조건의 미세한 변화 등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패러데이 컵(Faraday cup) 등 다양한 보조 장비의 도입을 통해 이러한 ICP-MS 고유의 불안정성은 상당 부분 개선되어 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ICP-MS는 0.1 ppm 이상의 238U을 포함하는 동굴생성물에 대하여 10-200 mg의 시료만으로도 0.5%의 연대 오차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료 양의 감소는 동굴생성물의 고해상도 연대측정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후에는 레이저 어블레이션 유도결합플라즈마질량분석기(Laser Ablation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하여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수행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 방법은 10-100 μm의 공간 해상도로 신속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TIMS 및 습식 방법의 ICP-MS보다 감도와 정밀도가 낮다. 특히, 이를 이용하여 측정한 일반적인 동굴생성물의 우라늄 농도는 약 200 ppb 이하에 불과하여, 동굴생성물은 LA-ICP-MS를 이용한 연대측정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Eggins et al., 2005).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발달과정의 또다른 이슈는 시료 오염 및 닫힌계 조건에 관한 것이다. Rosholt and Antal (1962)는 알파분광법을 활용하여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처음 시도하였다. 하지만 우라늄에 비하여 230Th이 크게 초과된 수치로 측정되었고, 이에 대한 원인을 침전 이후의 우라늄 손실로 추정하며 동굴생성물에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후, Cherdyntsev (1971)는 단지 그들의 분석 자체가 모핵종을 실제보다 적게 측정하였을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실제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를 재논의하였다. 후속 연구들에서도 방사성 붕괴 이외의 기원을 가지는 딸핵종의 외부 유입 등으로 인한 시료 간 연대측정 결과의 편차를 확인하였으며, 그에 따라 신뢰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Cherdyntsev et al., 1965; Fornaca-Rinaldi, 1968).
이처럼 물질 형성 이후, 외부로부터의 핵종 유입 혹은 내부 핵종의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여 닫힌계 여부를 검증하고자 238U-234U-230Th과 235U-231Pa 연대의 비교가 제안되었다(Dorale et al., 2004). 두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은 서로 다른 붕괴 사슬에 속해 있으나, Th4+와 Pa5+는 수용액 내에서 두 핵종 모두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낮은 용해도를 보이므로 원칙적으로 유사한 연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하였다. 그러나 235U은 238U에 비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연대 측정의 정밀도가 보다 낮고 오차범위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231Pa의 반감기는 약 32,760년으로 230Th을 이용하는 것보다 연대 측정 가능한 한계가 절반 가까이 짧아 적용 가능한 연대 범위가 제한된다. 실제로 Cheng et al. (1998)은 동일한 시기에 형성된 층에 대하여 각각의 연대측정을 수행한 결과, 두 연대 간의 큰 차이를 통해 시료의 교란을 확인한 바 있다.
추후 Duplessy et al. (1970)은 우라늄 농도가 낮은 시료임에도 불구하고 시료량 대비 비교적 적은 오차범위와 층서적 순서(stratigraphic order)에 부합한 연대를 산출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동굴생성물로부터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고기후 해석을 최초로 수행하였다. 이후로도 초기 알파분광법 기반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산호, 동굴생성물과 같은 자연 물질을 대상으로 수행되면서 해수면 변동, 과거 기후변화 연구 등 고환경 정보를 제공하는 기록물로서 주목받았다(Barnes et al., 1956; Rosholt and Antal, 1962; Thompson et al., 1974; Harmon et al., 1978).
또한, 초기에는 동굴생성물에 포함되는 쇄설성 기원의 230Th 오염 여부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을 적용하는 데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토륨은 점토와 같은 쇄설성 입자에 흡착하여 거동하기 때문에, 230Th과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가지는 232Th이 230Th과 함께 일정한 비율로 유입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쇄설성 물질에 의한 오염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이러한 비율을 오차범위 산정 시 반영함으로써 대응하고 있다. 또한, 측정된 232Th과 물질이 형성될 당시의 초기 230Th/232Th 비를 알 수 있다면, 초기의 230Th을 추정할 수 있다는 원리를 통해 몇몇 보정 방식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주로 전체 지구 물질(bulk earth)의 평균값, 연구대상 물질 종류의 전체 범위(Hellstrom, 2006), 등시선(isochron) 기법 등을 통해 초기의 230Th/232Th 비 추정하는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Ludwig and Titterington, 1994; Dorale et al., 2004).
3.2. 동굴생성물 시료 특성
동굴생성물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있어 매우 적합한 시료로 평가되지만, 모든 동굴생성물 시료가 매우 이상적인 연대 값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동굴 내부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것부터 연대 분석에 필요한 지점 설정까지 분석 외적인 과정들이 최종 연대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료 선택과 검증 절차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절한 시료 선별 기준 중 하나로, 동굴 입구로부터 거리 및 홍수의 영향을 고려한 동굴생성물의 위치 및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Latham and Schwarcz, 1992). 입구 근처에 위치한 동굴생성물은 외부 환경에 의해 쉽게 오염되고, 동굴 대기 순환에 의한 증발로 동위원소의 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합하지 않으며, 다공성 조직의 동굴생성물은 미생물학적 및 화학적 교란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동굴 심부는 높은 상대습도와 이산화탄소 분압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동굴생성물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다. 안정적인 성장은 조밀한 방해석 조직을 형성하고, 이들은 동굴 외부로부터의 쇄설성 물질에 의한 오염이 적어 왜곡 없이 지구화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그림 4). 하지만, 동굴의 특징에 따라 범람에 의한 쇄설층(detrital layer)이 동굴생성물에 보존되기도 하는 만큼(Denniston and Luetscher, 2017), 범람 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쇄설성 물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순수 방해석과는 달리, 쇄설성 물질은 동굴생성물의 단면상에서 일반적으로 갈색 내지 적갈색을 띠며, 불순물의 유입으로 다공성 조직을 형성하는 경우 불투명한 백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순수한 방해석 이외의 물질을 포함하는 층은 비교적 쉽게 식별 가능하다(그림 5b).
Profile of a typical limestone cave, showing the distribution and types of speleothems according to their location (modified from Latham and Schwarcz, 1992).
Image of the stalagmite Jm2. (a) Polished section cut along the growth axis. (b) Textures and detrital layers within the stalagmite, distinguishable by color. (c) Example of the proper sub-sampling strategy for precise dating.
또한, 연대측정을 위해서는 미세 드릴 또는 컴퓨터 조정 마이크로밀(computer controlled micro-mill)을 이용해 분말 시료를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료 채취를 수행할 때에는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연대를 산출하기 위하여 쇄설성 층과 같이 특징적인 층을 침범하거나 불순물을 혼합시키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림 5c). 이는 단순히 쇄설성 물질을 피하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동굴생성물 내 성장 휴지기(hiatus) 전후 시료의 혼합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미세한 콜로이드 및 쇄설성 물질은 동굴생성물에 연간 성장띠(annual growth band) 형성에 기여하고, 동시기에 침전된 층을 구분하는 데 유용한 시각적 지표가 되기도 한다(Shopov et al., 1994). 실제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모든 동굴생성물에 연속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연간 내지 계절 규모의 상대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연간 성장띠는 중요한 연대 보조 수단이 된다.
더불어, 시료 선별에 있어 공간적 위치뿐만 아니라 동굴생성물의 유형 또한 연대측정의 정밀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동굴생성물은 종유석(stalactite), 석순(stalagmite), 유석(flowstone)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석순이 연대측정에 가장 유리하다고 평가된다(Ivanovich and Harmon, 1992; Wagner, 1998). 석순은 주로 종단면(성장축 기준)에서 측방으로 성장하는 종유석과는 달리, 상부를 향해 수직으로 성장하므로 층서적 순서가 보다 명확하게 구분될 뿐만 아니라 쇄설성 점토질 입자의 영향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따라서, 성장 구역이 두껍고 넓을수록 연대 해상에 유리하고 오염물질의 포함 가능성도 줄어든다(그림 6).
Sections of (a) a stalactite, (b) a stalagmite, and (c) a flowstone, depicting typical internal morphology with growth pattern (modified from Latham and Schwarcz, 1992; Wagner, 1998).
석순을 포함한 모든 동굴생성물 시료는 중심축을 따라 절단하고, 노출된 단면으로부터 연대측정을 수행한다. 특히, 석순은 중심부로 갈수록 동시기의 층이 두껍고 불순물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성장축에 가까운 구간에서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더욱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목표로 하는 부분보다 더 오래되거나 젊은 상하부 부분의 연대가 혼합되지 않도록 최대한 동시기의 층으로부터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대 정밀도와 시료량의 관계에 대하여, Dorale et al. (2004)은 2‰의 분석학적 정밀도를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해석 시료량을 수치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식 12). 이 계산은 시료에 포함된 모핵종과 딸핵종이 장기 평형 상태에 도달하였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하며, 2σ 수준에서 2‰의 정밀도를 얻기 위하여 최소 106개의 234U 원자를 계수하고자 하였다(
). 또한, 이 식에서는 장비의 이온화 효율(ionization efficiency)에 의해 얻어지는 원자의 수가 10-4라고 가정하였으며, 화학적 수율(chemical yield)이 100%인 조건 하에서 시료 내 238U 농도가 1 ppm임을 상정하였으므로, 이를 실제 조건에 따라 조정하여 식을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 위 조건의 경우, 10-4의 이온화 효율에서 총 106개의 원자를 집계하기 위해서 총 1010개의 234U 원자 집계를 목표로 하였다. 시료에 포함된 234U의 농도를 산출하기 위하여, 식 5를 기반으로 장기 평형 상태에서의 238U 농도와 붕괴상수 비를 이용하였다. 이처럼 실제로 이용하는 장비의 조건, 목표로 하는 정밀도, 시료 내 우라늄 함량을 고려하여 식 (12)를 응용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적합한 시료의 양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 (12) |
연대측정 이후, 그 결과에 따른 층서적 순서를 확인함으로써 외부 교란 여부를 간단히 판별하거나, 몇몇 경우에는 연간 성장띠를 이용하여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 수직적으로 성장하는 석순의 경우에서는 하부에서 상부로 갈수록 연대가 오차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젊어지는 방향으로 배열되어야 하며(그림 6), 이러한 배열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우라늄계열 핵종들의 유입 혹은 손실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다. Scholz et al. (2014)은 동굴생성물의 변질이 모자이크 조직(mosaic fabric)과 같은 특징적인 결정 조직의 차이를 수반한다고 하였으며, 많은 선행연구들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이전 조직적인 관찰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4.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국내외 연구 사례
4.1. 데빌스 홀(Devils Hole) 논쟁의 종결
동굴생성물에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이 적용된 이후,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한 고기후 해석이다(Hendy and Wilson, 1968; Schwarcz et al., 1976; Harmon et al., 1978; Gascoyne et al., 1979). 특히 2000년대 이후의 연구들은, 주로 동굴생성물에 기록된 기후변화 시점을 바탕으로 제4기 빙하기-간빙기 순환에 궤도 강제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궤도 규모의 태양 일사량 변화와 다양한 고기후 프록시 간의 상관관계를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 궤도 강제력의 영향은 수차례에 걸쳐 반복검증되었다 (Wang et al., 2001; Fleitmann et al., 2003; Yuan et al., 2004; Drysdale et al., 2009; Cheng et al., 2016). 그러나 당시의 일부 프록시 기록에서는 이와 일치하지 않는 양상이 관찰되어 논란이 제기되었고, 그 사례 중 대표적 예가 일종의 동굴생성물에 해당하는, 방해석 맥(calcite vein)에 대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연구이다(Winograd et al., 1992).
Winograd et al. (1992)은 미국 네바다주의 수중 동굴인 데빌스 홀(Devils Hole)에서 획득한 수중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및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하여, 약 80-500 ka에 해당하는 연속적인 고기후 기록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해당 프록시 기록에서는 마지막 간빙기 (Last Interglacial)로 전환되는 시기인 Termination II의 시기 및 그의 지속 기간이 궤도 강제력에 따른 일사량 변화에 상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동굴생성물 DH-11에 기록된, 더 온난한 기후를 지시하는 산소동위원소 값의 증가는 태양 일사량 증가 시점보다 약 10,000년 앞선 시기에 변화하기 시작하였으며, 변화의 지속 기간 또한 다른 프록시 기록에 비해 약 두 배 길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불일치에 대해 당시 연구자들은 연대의 정확도 및 해상도, 지역적인 차이, 프록시 간의 반응 지연 현상 등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였다. 먼저, 시료가 수중에 잠긴 상태가 길게 유지되어도 수중에 존재하는 230Th이 시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된 결과(Ludwig et al., 1993)와 더불어, 231Pa 연대와의 일치를 확인하면서 기존 연대의 오류가 없음을 확정지었다(Edwards et al., 1997). 이후 이와 유사한 Termination II 시기의 문제가 제시된 사례들(Henderson and Slowey, 2000; Gallup et al., 2002; Spötl et al., 2002)이 축적되면서 지역적인 고기후 변화 또는 그에 준하는 원인인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데빌스 홀의 동굴생성물에서 관측된 기후변화 양상이 인근 Lehmen 동굴의 기록에서는 재현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데빌스 홀 기록을 단순한 지역적 효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Shakun et al., 2011). 이러한 문제를 바탕으로, 데빌스 홀 기록을 재검증하기 위하여 기존과 동일한 시료를 대상으로 우라늄계열 연대를 재분석하였다. 아울러 데빌스 홀과 Lehmen 동굴이 각각 수중 환경과 지표 환경에 위치한다는 차이점을 고려하여, 데빌스 홀의 현재 지하수면 상하부를 기준으로 깊이별 시료를 추가 채취하고 분석을 수행하였다(Moseley et al., 2016). 그 결과, 깊이에 따른 연대는 대부분 일치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Termination I, II에 해당하는 시기에 확연한 불일치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7).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적인 결과는, 높은 고도의 시료일수록 점진적으로 젊은 연대 값이 산출되었다는 점이다. Termination의 기간 또한 높은 고도의 시료가 가장 깊은 시료에 비하여 절반 가까이 짧게 지속되었으며, 이는 해수 환경에서의 연구결과(Bacon and Anderson, 1982)와의 비교를 통해, 데빌스 홀에서 성장하던 당시 방해석에 포함되는 초기 230Th이 이러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최종 해석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과학적 논쟁 역사는 외부 궤도 강제력에 대한 빙하기-간빙기 순환 가설을 더욱 견고히 하고,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결과를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오랜 기간 이어진 논란을 해결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4.2. 제4기 고환경 복원
동굴생성물은 과거 기후, 해수면 변동, 인류 문명 등과 같은 전 지구적 및 지역적인 환경변화를 반영하는 기록물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Richards et al., 1994; Wang et al., 2005; Zhang et al., 2008; Cheng et al., 2016). 이들이 고환경의 지표로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러한 기록들에 대한 당시의 정확하고 정밀한 연대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우라늄계열 연대를 기반으로 한 동굴생성물의 연속적인 산소동위원소 기록은 고기후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동굴생성물은 제4기 동안 나타나는 빙하기-간빙기 변동과 같은 장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Heinrich 이벤트, Dansgaard-Oeschger 순환과 같은 급격한 기후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고기후 기록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Wang et al., 2001; Genty et al., 2003; Burns et al., 2003). 이러한 기록은 태양 일사량 변화 및 다양한 프록시 자료와의 연계를 통해 전 지구적 및 지역적인 기후 시스템과 그 변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Fleitmann et al., 2003; Wang, X. et al., 2004; Wang, Y. et al., 2005). 이러한 과거 기후변화를 세밀하게 이해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발생 시점과 지속 기간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연대 정밀도의 향상은 지역 간 프록시 기록 비교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기후변화의 시점과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Dykoski et al. (2005)는 중국 Dongge 동굴의 석순으로부터 1‰ 수준의 고정밀 연대를 산출함으로써, 기존 Hulu 동굴의 홀로세 자료를 보다 고해상도로 복원했다. 또한, Cheng et al. (2009)는 중국 Sanbao 및 Linzhu 동굴의 동굴생성물로부터 Termination I~IV 시기에 대한 기록을 재구성한 바 있다. 이러한 기록들을 토대로, 중국의 여러 동굴들에서 획득한 석순 기록을 종합하여 지난 640 ka 동안의 고기후 기록을 복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Cheng et al., 2016) (그림 8). 이들은 제4기의 상당 기간을 아우르는 기후 사건들의 발생 시점과 지속 기간을 수백 년~천 년 미만의 오차범위 내로 제공하였으며, 이 기록은 고기후 연구에 있어 기준 자료가 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현재 동굴생성물의 연대 정밀도가 최대 0.5‰ 수준에 이르렀으며(Cheng et al., 2013), Termination II, III, IV 시기에 대한 연대 오차범위가 각각 ±100년, ±800년, ±1,500년의 수준이라고 보고하였다(Cheng et al., 2009).
또한, 국내에서도 우라늄계열 연대를 기반으로 동굴생성물의 성장 기간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Jo et al., 2014). 한반도 동굴생성물의 연대와 조직적인 관찰을 기반으로 지난 550 ka 동안의 동굴생성물 성장 빈도(growth frequency) 곡선을 산출하였으며, 그들이 간빙기/아간빙기에 높은 성장 빈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9). 산소동위원소 기록과는 독립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동굴생성물의 성장 빈도 연구는 정밀한 우라늄계열 연대만으로도 기후 시스템에 대한 의미 있는 해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 나아가, 과거 기후변화에 대한 기록은 해당 지역의 인류 문명과의 비교를 통해 역사적·고고학적인 해석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멕시코주의 Carlsbad 및 Hidden 동굴의 석순들은 약 3 ka 기간의 후기 홀로세 기록을 제공하였으며 역사 기록과 대응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Polyak and Asmerom, 2001). 이들은 석순의 산소동위원소 기록상의 강수량 증가 시기가 해당 연구 지역에서의 농경 방식 및 고지대로의 인구 이동과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중국 Wanxiang 동굴의 석순은 지난 약 1,810년 간 아시아 몬순에 따른 강수량 변화가 중국 문명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고하였다(Zhang et al., 2008) (그림 10). 이들 자료는 중국 왕조의 벼 재배 및 인구의 급격한 증가 양상이 석순에 기록된 강수량 증가 시기와 일치하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문명이 불안정하였던 왕조 말기의 수십 년에 해당하는 시기가 모두 강수량 감소 시기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인류의 문명 변화에 있어 기후변화가 가장 강력한 하나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후변동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고대 문명들과의 상관관계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Asian monsoon variations in the context of Earth’s orbital parameters. The green line indicates the data from Cheng et al. (2016).
Comparison of the Korean speleothem record with the Southern Hemisphere counterpart record from southeastern Australia (black). The red curve represents growth frequency of the Korean speleothem data from Jo et al. (2014).
Comparison of Chinese dynasties and climate events with oxygen isotope record (green line) from Zhang et al. (2008).
고기후 연구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활발하게 적용해온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산호 및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한 해수면 변동 연구이다(Li et al., 1989; Richards et al., 1994). 산호는 전 세계의 얕고 따뜻한 바다에 분포하는 특성을 통해 살던 당시의 해수면 고도를 지시한다. 그러나 이들은 속성작용에 취약하며, 해수면 변화 시점과 산호 성장 시점 간 차이, 산호 유형에 따른 복잡한 성장 양상, 퇴적된 산호의 기원 불확실성, 지각의 융기 및 침강에 의한 변화,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수심 분포의 다양성에 의해 정확한 해수면 위치를 지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Neumann and Macintyre 1985; Henderson et al., 1993; Lugwig et al., 1996; Edwards et al., 2003; Hearty et al., 2007; Kench et al., 2009). 이에 따라, 동굴생성물의 해수면 변동 기록은 이들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동굴생성물은 산호에 비해 지리적으로 널리 분포하며, 침수에 의한 성장 중단이나 포화대 표면에서의 과성장층, 해양 생물의 흔적을 통해 과거 해수면 위치를 지시한다고 알려져 있다(Onac et al., 2012). 특히, 초기에는 알파분광법에 의한 일부 한계가 있었으나 TIMS가 도입 이후로 동굴생성물을 이용한 제4기 해수면 복원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Gascoyne et al., 1979; Harmon et al., 1981; Li et al., 1989; Richards et al., 1994). 이러한 동굴생성물 연대측정의 정밀도 향상을 통해 해수면 변동 시기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여러 프록시 자료들과 비교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처럼 동굴생성물은 다양한 과거 지구환경변화를 보존하는 기록물로서, 우라늄계열 연대는 이들 연구에 가장 주요한 근거가 되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기술적 진보는 동굴생성물에 기록된 기후 사건의 시기와 메커니즘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4.3. 동굴생성물 연간 성장띠의 확증
최근 수십 년간 고환경 변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확장됨에 따라, 이를 더욱 정밀하게 재구성하기 위한 연대측정 기법의 발전과 신뢰성 제고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독립적인 연대 기법 간의 교차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각 연대의 정확성을 재확인하고, 상호 보완을 통해 연대 정밀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에 적합한 산호와 동굴생성물에서 관찰되는 연간 성장띠는 절대 연대의 신뢰도를 검증하고, 이를 정밀하게 보간하는 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Edwards et al., 1988; Baker et al., 1993; Burr et al., 1998; Shen et al., 2013). 이러한 동굴생성물의 연간 성장띠는 나무나이테를 이용하는 연륜연대법(dendrochronology)과 유사한 방식으로, 띠의 반복은 1년 주기를 반영하며, 이를 절대 연대와 함께 적용함으로써 고해상도의 연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Tan et al., 2006).
동굴생성물에서 보고된 연간 성장띠는 여러 유형으로 구분된다. (1) 조직적 차이에 의한 가시광 띠(visible band) (Genty and Quinif, 1996; Polyak and Asmerom, 2001; Shen et al., 2013), (2) 형광 물질의 유입으로 구별되는 발광 띠(luminescent band) (Baker et al., 1993; Shopov et al., 1994), (3) 광물학적 변화에 의한 방해석-아라고나이트 쌍(calcite-aragonite couplet) (Railsback et al., 1994; Denniston et al., 2000), (4) 지구화학적인 미량원소 기록의 주기적인 변동으로 식별되는 미량원소 띠(trace element band) (Fairchild et al., 2007)가 보고된 바 있다(그림 11). 이러한 엽층의 띠들이 실제로 연간 주기를 반영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절대 연대의 동반이 필수적이다.
Images of layer types from Baker et al. (2021). (a) Thin section showing calcite fabric/porosity bands. (b) Thin section of optically visible colloidal organic matter. (c) Thin section of fluorescent organic matter bands under UV excitation. (d) Chemical band (e.g., trace element) mapped by synchrotron radiation.
그러나 동굴생성물에서 나타나는 모든 엽층 구조가 항상 연간 주기의 성장을 지시하지는 않으며, 단순 관찰만으로는 이들의 연간 주기성을 입증할 수 없다. 과거에도 동굴생성물의 연간 성장띠에 대한 보고는 있었으나(Allison, 1926), 이를 뒷받침할 연대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 이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이용하여 동굴생성물의 연간 성장띠를 검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으며(Broecker et al., 1960),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이 발전되면서 절대 연대와 연간 성장띠 개수 간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Baker et al. (1993)은 32 mm 길이의 석순 시료에 대하여 230Th 연대를 산출하고 형광 띠의 집계를 비교한 바 있다. 이들은 석순 최상부와 최하부 간의 연대 차이로부터 600±130년의 성장 기간을 추정하고, 우라늄계열 연대 모델을 기반으로 전체 성장 기간 동안 일정한 성장률을 보임을 가정하였다. 이후 형광 띠 집계를 통하여 586±28년의 성장 기간을 산정해냈으며, 두 방법으로부터의 결과가 오차범위 내에서 일치함을 증명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은 여러 지역에서 동굴생성물의 성장띠 기반 연대가 오차범위 내에서 절대 연대 측정값에 부합함을 보여주었고, 이들이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신뢰도와 동굴생성물의 연대 모델 정밀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Polyak and Asmerom, 2001; Tan et al., 2006; Shen et al., 2013; Cui et al., 2024) (그림 12).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와 형광 띠 집계를 동시에 진행하여 이들 결과 사이의 정확한 일치 및 높은 신뢰성을 검증한 바 있다(unpublished data). 따라서, 절대 연대와의 비교를 통해 동굴생성물의 성장띠 구조가 연간 주기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일부 동굴생성물은 연간 규모의 매우 세밀하고 신뢰도 높은 연대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년-수십 년 단위의 고해상도 연대 자료를 기반으로 한 제4기 고기후 복원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지금까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과거 급격한 기후변화 이벤트의 고정밀 시점, 기간, 변화속도 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할 잠재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4.4. 14C 연대 보정곡선의 구축
현 시점에서 동굴생성물은 높은 해상도의 연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로 여겨진다. 또한, 그에 적용되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지질학적 사건의 절대적인 시점을 정밀하게 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질학적 시계(clock)로 표현될 만큼 신뢰성 높은 기법으로써 가치가 있다(Ivanovich and Harmon, 1992). 이처럼 동굴생성물은 주로 빙하 유동 모델(ice flow model)에 기반하여 상대 연대를 추정하는 빙하 코어와는 달리,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통한 절대 연대를 기준으로 전 지구적인 변화 기록을 제공하는 것이 큰 이점이다. 그들의 고해상도 연대와 고기후 프록시 자료는, 서로 다른 지역의 기후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빙하 코어 자료 등 상대 연대 기반 자료를 절대 연대 기반의 자료와 상호대조하는 방식으로 보정하는 데 유용하다(Wang et al. 2001). 이처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결과는 다른 제4기 연대측정 기법의 추가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산호 및 동굴생성물은 우라늄계열 연대를 획득함과 동시에, 형성 당시 포함된 초기의 14C/12C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기존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기법의 보정곡선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Durand et al., 2013; Cheng et al., 2018). 이전까지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위한 보정곡선은 약 14 ka까지의 나무나이테 기록을 이용하였다. 이로 인해 해당 기법은 실질적으로 고유한 연대 상한보다 훨씬 적은 범위에 적용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동굴생성물, 산호, 유공충 등 탄산염 물질로부터 대기 중 14C/12C 함량을 획득하는 연구가 다수 이루어졌다(Edwards et al., 1993; Shackleton et al., 2004; Southon et al., 2012). 이들은 기존 보정곡선보다 넓은 연대 범위에 대한 고해상도의 14C/12C 비율을 포함함으로써, 14C 연대의 적용 가능 범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와 더불어, 탄산염 물질로서 대기 중 탄소동위원소 비율을 반영하고,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성장하며,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적합한 동굴생성물로부터 보정곡선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현재까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Hoffmann et al., 2010). 동굴생성물은 토양에서 식생 호흡 및 미생물 활동으로 형성된 무기 탄소를 포함하는 침출수가 동굴 내부로 유입되면서 형성되는데, 이 지하수는 기반암인 석회암을 용해하는 과정에서 고기의 탄소(dead carbon)를 함께 포함하여 값을 왜곡시킨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카르스트 지역의 기반암은 매우 오래된 암석으로, 시간에 따른 붕괴에 의해 14C를 거의 포함하지 않아 14C/12C 비율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동굴생성물의 14C/12C 비율 왜곡은 물론, 방사성탄소 연대는 실제보다 오래된 값을 나타낼 수 있으며, 이들을 보정하기 위해서는 DCF(dead carbon fraction)에 대한 정량적인 추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국 Hulu 동굴의 특정 석순이 이례적으로 고기탄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시료임이 밝혀지면서, 10.6-26.8 ka 구간에 대한 매우 정밀하고 정확한 방사성탄소 연대 보정곡선을 구축함으로써 그 가능성이 재평가되었다(Southon et al., 2012). 이후 동일한 Hulu 동굴에서 추가로 분석된 일부 석순 시료들 또한 안정적이고 낮은 고기 탄소 비율을 나타내었으며, 이를 통해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의 이론적 상한인 약 54 ka까지 보정곡선을 확장시킨 바 있다(Cheng et al., 2018). 이 연구에서는 앞선 시료를 포함한 총 세 개의 석순으로부터 약 170년 해상도의 연대자료를 획득하였으며, 기존 연구에서 확인된 우라늄계열 연대와 방사성탄소 연대 사이의 약 450±70년 차이를 기준으로 고기 탄소의 영향을 보정하였다. 그 결과 세 시료에서의 14C/12C 비율이 일치하였고, 이들이 모두 일정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고기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Hulu 동굴 석순들의 14C/12C 기록은 다른 물질로부터 획득한 기록들과도 유사했으며, 특히 IntCal13 보정곡선(Reimer et al., 2013)과의 전반적인 일치는 해당 기록의 유효성을 증명한다(그림 13).
Hulu speleothem 14C versus 230Th ages with comparison between Hulu record and IntCal13 14C ages(from Cheng et al., 2018).
따라서, 고기의 탄소 비율이 낮은 동굴생성물은 신뢰할 수 있는 대기 중 14C/12C 비율 자료를 고해상도로 제공한다. 이러한 결과는 방사성탄소 연대 보정곡선(IntCal20; Reimer et al., 2020)을 연대측정 상한에 달하는 구간까지 확장시키는 동시에, 방사성탄소 연대의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등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넓은 활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5. 국내 적용을 위한 제언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주로 탄산염 물질에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자연수로부터 형성된 탄산염 및 황산염광물로 이루어진 지구물질을 대상으로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Ivanovich and Harmon, 1992). 그중에서도 특히 동굴생성물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238U-234U-230Th)의 최적의 대상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십 년간 고정밀 질량 분석기의 도입으로 매우 정밀하고 정확한 연대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강점을 통해 해외에서는 고기후 변화, 해수면변동, 인간 문명 연구뿐만 아니라 화산 및 지진활동, 지형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환경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동굴생성물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국내 도입은 향후 한반도 제4기 지질학적 연구에 크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동굴생성물을 이용한 고기후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수행되어 왔으며, 과거 수십만 년에 걸친 전 지구적 기후변화 양상 복원에 크게 기여해왔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제한되었지만,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기반으로 한 동굴생성물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 동굴생성물이 전 지구적 고기후 연구 분야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Jo et al., 2010, 2011, 2014, 2017). 이러한 성과들은 국내 동굴생성물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기후학적 문제의 규명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국내 석회암동굴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탄산염 광물이 침전되는 용암동굴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들 용암동굴은 가장 현재에 가까운 시기의 고기후 변화 정보를 제공하므로(Woo et al., 2013a, 2013b, 2015),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연구는 과거 기후변화의 메커니즘 이해를 심화시키고, 더 나아가 미래 기후변화의 예측 및 대응 전략수립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울진 성류굴에서는 동굴생성물 파괴 및 재성장 특성을 이용한 고지진학적 연구가 시도된 바 있으나(Choi et al., 2012), 해당 연구에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을 포함한 연대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해외 연구에서는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결과를 고지진 연구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보고하였으므로(Kagan et al., 2005), 향후 국내 연구에서도 과거 지진 발생 시기 및 재발주기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6년의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을 필두로 한반도 단층활동에 대한 국가적 이목이 급증하면서, 제4기 활성단층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하여 주로 퇴적물을 대상으로 한 OSL과 14C 연대측정 기법을 이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기법은 퇴적물의 기원이나 재퇴적 가능성에 의한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동굴생성물을 활용한 고지진학적 접근은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의해 정확하고 정밀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으므로, 기존의 단층 연구와 상호비교하거나 이를 보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현재 국내에서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대규모 카르스트 및 인접 지형 진화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서는 지하수면을 지시하는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우라늄계열(U-Pb) 연대측정을 수행하여, 지하수면의 하강률을 산출한 바 있다(Polyak et al., 2008). 이 연구에서는 지하수면의 하강률이 지형의 침식률을 반영한다는 가정 하에, 이전까지 논쟁의 대상이었던 그랜드 캐니언의 연대와 형성 과정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국내 동굴생성물을 활용한 지형 진화 연구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영월-정선 지역을 따라 분포하는 동강 일대의 약 70여 개 동굴들(Park and Woo, 1999)은 동강 유역의 지형 및 하천 진화 과정을 정량적으로 복원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 잠재적인 활용 가치가 높다. 이러한 동굴생성물에 대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의 적용은 지질유산에 대한 과학적·학술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과거 홍수나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의 발생 시점 및 빈도를 복원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극지연구소 등 여러 연구기관에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에 활용되는 TIMS 및 ICP-MS를 운용하고 있지만, 동굴생성물을 대상으로 한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아직까지 원활하게 수행되어 보고된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이는 신뢰성 있는 연대 산출을 위해서는 화학 전처리에 필요한 기기분석용 표준물질과 스파이크(spike), 우라늄·토륨의 분리 정제 기술, 클린랩 시설 인프라 등 고도화된 관리 체계와 노하우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와 같이 동굴생성물의 응용 연구와 그들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에 대한 국내 학계의 인식 및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지만,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다면 동굴생성물의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6. 결 론
우라늄계열 연대측정은 제4기 지질학 분야와 고환경 복원 연구 분야에서 가장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절대 연대측정 기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동굴생성물은 넓은 지리적 분포, 안정적인 동굴 환경과 낮은 변질 가능성 그리고 고해상도의 연속 기록을 제공한다는 점 등에서 매우 이상적인 지구물질로 평가된다. 지난 수십 년간 TIMS와 ICP-MS의 도입 및 기술 발전으로부터 분석 정밀도는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를 통해 고기후 변화, 해수면 변동, 방사성탄소 연대 보정곡선 제공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증명하였다. 국내에서도 강원대학교 연구팀을 중심으로 미국 University of Minnesota 연구팀과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전처리 표준물질 및 관련 원천기술과 같은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해 폭넓은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본 논평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향후 국내 제4기 지질학 연구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우라늄계열 연대측정 기법의 국내 적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반도는 강원 및 충청 지역 등에 밀집 분포하는 석회암동굴과 국제적인 가치가 인정된 제주 용암동굴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한 국내 동굴생성물 연구는 순수 고기후 연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진·홍수 등 지질재해 복원, 카르스트 지형 발달사 해석, 지질유산 가치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잠재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본 논평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수행된 한국연구재단(RS-2023-NR076764)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IITP-2025-RS-2023-00260267)으로부터 지원받아 수행되었습니다. 논평을 면밀히 검토하여 주시고, 완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신 편집위원 및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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